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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TP'S CHOICE] APCTP 2019 올해의 과학도서 / 19.12 크로스로드
APCTP 2019 올해의 과학도서 고급 과학콘텐츠 창출 및 보급, 과학문화 확산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바른 과학적 세계관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에서는 과학자 및 과학도, 과학에 관심 있는 대중 모두가 과학적 사고의 지평을 넓혀 나가는데 도움을 주고자 ‘2019 올해의 과학도서’를 선정했습니다.

□ 선정위원 명단 김항배(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선정위원장), 김범준(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박진영(고생물학자, 과학저술가), 손승우(한양대학교 응용물리학과 교수), 송민령(KAIST 바이오 및 뇌공학 박사과정), 이성빈(KAIST 물리학과 교수), 장동선(뇌과학박사, 과학커뮤니케이터) < 총 평 > 올해의 과학도서 선정하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하니 선정위원들의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새로 나오는 좋은 과학도서들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저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물리학을 인문학적 느낌으로 풀어낸 <떨림과 울림>, 최근의 뜨거운 이슈인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를 다룬 <파란 하늘, 빨간 지구>, 우리 몸이 겪는 문제들을 사회구조로 조명한 <우리 몸이 세계라면>은 추천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원자의 실체를 호기심으로써 밝혀가는 <아톰 익스프레스>, 곤충을 통해 진화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만화라는 형식으로 한편은 진지하게 한편은 재미있게 알찬 과학내용을 그려냈다. 우주시대을 사는 현대인을 위한 우주날씨 안내서인 <우주 날씨 이야기>,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외계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풀어낸 <외계행성 EXOPLANET>은 과학자가 대중에게 자신의 연구분야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했다. 문과생이 쓴 과학이야기인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는 과학을 역사, 철학, 사회와 연결하며 과학이 현대인의 교양임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정책과 과학연구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과학기술의 일상사>는 한국 과학연구자들의 현실과 역할을 잘 보여주었다. 시간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나우: 시간의 물리학>은 물리학자 선정위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선정위원들을 고민하게 만든 많은 책들이 있었다. 좋은 외국서가 많이 번역되어 나와서 <종의 기원>, <아름다움의 진화>, <옥스퍼드 과학사>, <유니버스>, <침묵하는 우주> 등도 추천에 올랐다. 과학도서에서 드문 화학분야인 <슬기로운 화학생활>도 다수의 추천이 있었다. 과학과 사회의 문제를 연결한 <사람의 자리, 과학의 마음에 닿다>, <공기 파는 사회에 반대한다.>, <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과 여성과학자들의 이야기와 여성의 문제를 담은 <내가 만난 여성과학자들>, <유리 우주>, <엄마는 북극 출장 중>,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아기보다 내 몸이 궁금해서>, <질의 응답> 등이 다수의 추천을 받아 이 주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 항 배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선정위원장) ○ 우주날씨 이야기 황정아 저 | 플루토 우주시대를 살아가려면 우주날씨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우주날씨의 국내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저자가 대중을 위해 쓴 우주날씨 안내서이다. 우주 날씨의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태양(신)을 잘 살피는 방법에서부터 그 변덕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자신의 경험과 섞어서 재미있게 풀어냈다. 전문적인 연구를 하는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소개하는 일은 사회의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작업이다. 주변에 이런 작가의 능력까지 갖춘 과학자들이 늘고 있어서 반가운 일이고, 여성과학자들의 활약은 더욱 반갑다. 김 항 배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선정위원장) ○ 외계행성: EXOPLANET 해도연 저 | 그래비티북스 2019년 노벨물리학상의 절반은 외계행성을 발견한 공로로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켈로에 공동으로 주어졌다. 이를 예견이나 한 듯 외계행성에 관한 책이 나와서 아주 반가웠다. 외계행성 연구의 역사에서 최근의 결과까지 외계행성과 외계생명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만족할 내용이다. 외계행성의 발견과정에서부터 행성의 형성모형까지 관련된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고, 책의 두께에 비해 작은 글씨로 (이 책의 유일한 불만사항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외계행성의 발견이 태양계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바꿨는지가 흥미롭다. 글도 잘 다듬어져 쉽게 읽힐 뿐만 아니라 풍부한 사진과 그림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의 능력과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김 항 배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선정위원장) ○ 파란하늘 빨간지구 조천호 저 |동아시아 국립기상과학원에서 30년을 근무한 저자가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한 내용을 멋지게 정리했다. 전공 분야의 지식을 이처럼 쉽게 풀어 쓸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오랜 연구와 고민으로 다져진 저자의 깊은 내공 덕이다. 글 솜씨도 탁월해 책을 읽으며 밑줄 친 구절이 많았다. “우리는 큰 행성의 작은 세계에서 작은 행성의 큰 세계로 들어섰다(p.55). 우리 없이도 자연은 살아남을 수 있지만, 우리는 자연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p.57)”. 윤태웅은 추천사에서 저자를 “더 나은 과학과 더 나은 세상을 함께 추구하는 합리적이고 성찰적인 과학자의 전형”으로 소개하며, “지구에 사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나도 그렇다. 김 범 준(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나우: 시간의 물리학 리처드 A. 뮬러 저 | 장종훈, 강형구 역 | 바다출판사 물리학에 시간은 자주 도처에 등장한다. 시간을 재는 것은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지만, 도대체 시간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시간보다 더 흥미 있는 질문은 바로 ‘지금(now)’의 의미다. 움켜쥐려 하면 매번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처럼 ‘지금’은 끊임없이 미끄러져 미래를 과거로 만들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 책은 ‘시간’과 ‘지금’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물리학의 여정을 담았다. 엔트로피와 시간은 어떤 관계인지, 우주의 팽창은 시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 주는 지, 양자역학의 측정은 또 시간과 어떤 관계인지, 흥미로운 통찰이 담긴 책이다.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물리학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시간은 물리학 연구의 ‘지금’이다. 김 범 준(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아톰 익스프레스 조진호 저 | 위즈덤하우스 원자는 작다. 원자가 구슬만 하다고 치면 사람의 주먹은 지구만 하다. 그 정도로 작다. 오잉? 그런데 너무 작아서 그런 건지 원자를 직접 본 사람이 없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어째서 보지도 못한 걸 있다고 말하는 걸까? 그나저나 원자라는 게 정말로 있긴 한 걸까? 이 문제를 두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내기했다. 그리곤 도라에몽에나 나올 법한 어디로든 가는 기차를 탔다. 책의 저자도 함께 간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재미난 상상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증명하기까지의 여정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세상을 만드는 재료를 알아내기 위해 삶을 바친 과학자들에 대해 생각해봄으로써 그들 또한 역시 사람이었음을 잊지 않게 해준다. 기차 여행에선 늘 사람들과 부딪힌다. 근데 그게 묘미다. 박 진 영(서울대학교 고생물학연구실) ○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김도윤 저 | 한빛비즈 ‘진화’하면 침팬지같이 생긴 동물과 사람, 그리고 그사이에 키가 어중간한 것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이 떠오를 거다. 도마뱀과 새의 혼종처럼 생긴 시조새가 생각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근데 진화는 사람이나 공룡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디작은 아메바부터 묵묵히 서 있는 식물까지, 진화는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곤충도 예외는 아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은 정말 대단하다. 곤충의 조상은 약 4억2800만 년 전 육상으로 진출했다. 식물보다 800만 년 정도 빠른 거다. 곤충은 하늘을 날게 된 최초의 생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날 살아있는 종수가 무려 90만 가지나 된다. 지구 생물의 거의 90%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이 놀라운 녀석들이 어떻게 진화했고, 그리고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친절하고 재밌게 보여준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패러디다. 등장하는 곤충의 수만큼 많다. 지루할 틈이 없다. 하지만 만화라는 이유로 절대 가볍게 보지 말 것. 진화하는 곤충의 세계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박 진 영(서울대학교 고생물학연구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저 | 동아시아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자료가 이제는 제법 많아졌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현재의 지식은 전문가 집단이 현재 합의한 최선의 지식일 뿐, 몇 년이 지나면 바뀔 수 있다. 더욱이 지식을 확대 해석하거나 잘못 적용하면 가짜과학처럼 틀린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그래서 과학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뒷받침할 물질적인 증거”가 있을 때만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이 과학적인 태도다. 이처럼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로부터 앎을 확장하는 능력, 앎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능력이 나온다. 『떨림과 울림』에는 과학적 태도를 훈련한 물리학자의 시선이 담겨있다. 『떨림과 울림』은 나와 같은 거리를 걷고, 나와 같은 도시를 지났을 어느 물리학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물리학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과학이 제법 즐길만한, 거기다가 꽤 멋들어진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것을 『떨림과 울림』을 통해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송 민 령(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과정) ○ 과학기술의 일상사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박대인, 정한별) 저 | 에디토리얼 과학과 기술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과학기술은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고, 중세의 종교만큼이나 권위를 가진 학문 체계이며, 살아가는 데 유용한 지식이자, 세상에 대한 시각을 바꿔주는 문화적인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이 찬란한 의미들의 이면을 들춰보는 이는 드물다. 과학과 기술 현장을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은, 과학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무관심 너머 어디 쯤엔가 묻혀있었다. <과학기술의 일상사>의 저자들은 그 전까지 한국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일을 했다. 그것도 무려 4년 동안, 거의 매주, 총 187번이나, 과학기술정책과 연구 현장에 대한 팟캐스트를 진행한 것이다.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학과 대학원생이던 이들은, 팟캐스트를 통해 과학기술정책에 얽힌 주제를 조곤조건 풀어내거나, 이공계 연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그 이야기가, <과학기술의 일상사>에 담겼다. 4년 내공의 팟캐스트 진행자답게 유머러스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글투라 더 재미있게 읽힌다. 송 민 령(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과정)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오후 저 | 웨일북스 책을 읽기보다는 TV 보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데 요즘은 TV 보다는 유튜브 방송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흥미로운 것은 또 최근에 유튜브에서 책 읽기를 추천하는 방송들이 갑자기 늘어났고, 아예 자신이 책을 내는 유튜버들도 늘어나는 트렌드다. 기쁜 일이다. 이런 트렌드가 계속 이어지고, 책이 다시 대세다,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어떠한 방송보다도 재미있게 컨텐츠를 풀어나갈 수 있는 젊은 작가와, 한 번 페이지를 펼치면 다시 책을 덮기 힘들게 만드는 새로운 지식과 인사이트다. 이 모두를 다 갖춘 책을 발견했다: 오후 작가의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어떠한 방송 포맷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지식의 재미를 선물한다. 강추! 장 동 선(뇌과학박사, 과학커뮤니케이터) ○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저 | 동아시아
출처: http://crossroads.apctp.org/myboard/read.php?id=1506&s_para1=171&Board=n9998&admin=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