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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mirimlee

[APCTP Everywhere] Are we alone? / 20.5 크로스로드

이정은/경희대학교


포항시와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가 개최한 ’제1회 포항 SF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2019년 10월 6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영화 “콘택트”를 상영했다. 영화 상영 후, SF 협회의 박상준 협회장께서 진행하신 시네마 토크 시간이 있었다. 영화를 관람한 포항시민들과 가졌던 소중한 소통의 시간이었다. 나의 고향 포항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더 뜻깊었던 자리였고, 오래 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관람할 기회를 준 아태이론물리센터에 감사했다. 영화 “콘택트”는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지적외계생명체 탐사인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인 질 타터 박사를 모델로 한다. 영화는 주인공이 미국의 장기선 전파간섭계 (Very Large Array: VLA)로 외계의 신호를 수신하면서 벌어지는 일로 전개된다. 예로부터 인간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지구 밖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왔다. 우리 인간은 우주의 유일한 지적 생명체일까? 이 광활한 우주에서 생명을 가진 존재가 살 수 있는 환경은 오직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만들어진 것일까? 우리 태양계 밖, 우주 어디에 우리와 닮은, 혹은 다르지만 지적 활동이 가능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혁명 이후, 인간은 더 이상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코페르니쿠스 혁명 후 약 500년이 지난 현재, 인간은 우주가 138억년 전에 대폭발로 만들어져 가속팽창하고 있으며, 수천억 개의 은하들 중, “평범한” 은하에 속한, 수천억 개의 별들 중 “평범한” 별인 태양을 도는, “평범한” 행성인 지구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도 안다. 이렇게, 지구가 이 광활한 우주에서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니기에, 우리 지구 같은 행성이 다른 별, 다른 은하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논리적으로 더 터무니없어 보인다. 1992년 태양계 밖에서 행성의 존재가 확인 된 후, 1995년 우리 태양을 닮은 별 주위에서 외계행성이 최초로 발견되었다. 이 업적으로 두 천문학자,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켈로 교수가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 두 천문학자가 발견한 외계행성은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는, 뜨거운 기체로 이루어진 목성형 행성이었다. 인간이 가진 외계생명체에 대한 호기심은,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가진 외계행성 탐사로 이어졌고, 이 일환으로 2009년 케플러 미션이 수행되었다. 케플러 미션의 목적은 태양을 닮은 별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를 닮은 행성을 탐사하는 것이다. 케플러 망원경은 밤하늘의 매우 좁은 영역만 탐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미션을 통해 5000여 개의 외계행성 후보를 찾았고, 이 중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도 수십개가 발견되었다. 케플러 미션으로 발견된 흥미로운 행성 중 하나인 “케플러-16b"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타투인 행성처럼 쌍성 주변을 돌고 있는 토성 크기의 행성이다. 케플러 미션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 우주에서 생명서식지대에 위치하는 지구형 행성이 얼마나 존재할지 어림잡을 수 있다. 생명서식지대란 행성이 중심 별로부터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어 액체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영역이다. 케플러 프로젝트 팀은 우리은하 내에 적어도 5백억 개의 행성이 존재할 것이고, 그 중 5억 개의 행성이 생명서식지대 안에 있을 것이라 계산했다. 이처럼 우리은하 내부에는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는 행성이 매우 많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곧 외계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또 다른 조건들에 대한 고려를 요구한다. 우리은하에 수많은 외계행성이 존재하고, 그곳에 많은 외계생명체가 살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처럼 직접 우주선을 타고 외계행성에 가서 탐사하지 않는 한, 우리는 우주로부터 오는 빛을 관측하여 정보를 얻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별을 관측하여 생명서식지대의 행성을 찾고, 그 행성대기의 화학적 조성을 알아낸다 하더라도 이로부터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직접 알기 위해서는, 외계생명체와 우리가 서로 쌍방으로 인지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외계생명체가 우리와 비슷한 문명을 이루어내어 빛을 매개로 통신이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이렇게 외계생명체와 조우할 가능성을 대략적이지만 수학적으로 제시한 사람이 바로 드레이크 박사다. 드레이크 박사가 만든 방정식에 따르면, 우리은하에서 우리와 통신이 가능한 문명의 수는 (1) 우리은하에서 별이 만들어지는 확률, (2) 별들 중에 행성을 가지고 있는 별의 비율, (3) 행성계 내에서 생명체가 서식할 만한 환경을 가진 행성의 평균 개수, (4) 생명 서식이 가능한 행성들 중에 실제로 생명체가 탄생한 행성의 비율, (5) 생명체가 있는 행성들 중에 지적 생명체가 탄생한 행성의 비율, (6) 지적 생명체가 문명을 이룩하고 기술의 발달을 통해 우주로 관측 가능한 신호를 보낼 확률, (7) 우주로 신호를 보낸 문명이 살아남을 시간을 곱한 값이다. 이 방정식은 정확한 하나의 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외계문명과 조우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할 뿐이다. 하지만 외계지적생명체와의 교신을 생각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여러 개념들을 과학적으로 정리한 것이므로 의미가 있다. 현재 우주 어딘가에서 충분한 문명의 발달을 이룩한 외계생명체가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더라도 우리가 그 신호를 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외계생명체가 보내온 신호를 찾아 외계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SETI 프로젝트이다. SETI 프로젝트는 1960년 드레이크 박사의 오즈마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오즈마’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등장인물로, 그 귀가 매우 커서 수천 킬로미터 너머의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왕비의 이름이다. 드레이크 박사는 1960년 4월부터 7월까지 미국국립전파천문대 (NRAO)에서 매일 6시간동안 26m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수소원자로부터 나오는 21cm 선을 관측하였다. 수소 21cm 선은 수소원자의 상태변화로부터 나오는 긴 파장(21cm)을 가지고 있는 빛이다. SETI 프로젝트 팀의 과학자들은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이기 때문에 외계지적 생명체에게도 익숙할 것이며, 이들이 신호를 보낸다면 이 파장 영역을 이용할 것이라고 여겼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또 다른 SETI 프로젝트는 피닉스(Phoenix) 프로젝트이다. 이 피닉스 프로젝트는 1995년에 시작하여 2004년 종료된 프로젝트로, 지구상에서 이루어졌던 가장 큰 외계신호 탐사 프로젝트이다. 1995년 호주의 64m 팍스(Parkes) 전파망원경을 시작으로 미국국립전파천문대의 43m 전파망원경, 그리고 미국의 아레시보 (Arecibo) 300m 전파망원경 등의 거대한 전파망원경들을 이용했다. 피닉스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외계 신호 탐사 방식이 바로, 영화 “콘택트”에서 주인공이 외계 신호를 찾는데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외계지적생명체의 신호를 받고자 하는 노력은 2007년 가동을 시작한 앨런 전파간섭계 (Allen Telescope Array; ATA) 구축으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폴 앨런의 기부로 마련된 42대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6m SETI 전용 전파망원경 350대로 구성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앨런 전파간섭계는 이전의 다른 전파 망원경과는 달리 SETI 프로젝트 전용 망원경으로 24시간 활용할 수 있어서, 더 많은 별을 관측할 수 있다. 피닉스 프로젝트가 800여개의 별을 관측한 것에 비해 앨런 전파간섭계는 100만개의 별을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21cm 선 뿐만 아니라 2.5 cm에서 30 cm까지 더 넓은 파장 영역을 관측할 수 있다.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들에게는 외계지적생명체를 탐사하는 노력이 인류 자원의 낭비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주로 향한 우리의 호기심은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우리 인간은 그 해답을 찾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SF 영화와 같은 문화 활동 역시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을 것이다. 2020년 이후 개봉될 SF 영화는 어떤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발휘할지 기대해 본다. 출처 http://crossroads.apctp.org/myboard/read.php?Board=n9998&id=1552&s_para4=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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