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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TP Everywhere] 우리들의 똑똑한 겨울나기/20.3 크로스로드

신윤정/ POSTECH

『제19기 APCTP 과학커뮤니케이션 스쿨』 참여 후기




방학을 맞아 여유롭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 학과 선생님으로부터 『제19기 APCTP 과학커뮤니케이션 스쿨』을 홍보하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어쩐지 이름이 입에 잘 붙지 않는 APCTP는 ‘Asia Pacific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의 약자로, 제가 재학 중인 학교 내에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Asia Pacific’과 ‘Theoretical Physics’의 조합이 발산하는 위엄 때문에 학생들과는 무관한 곳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론물리 연구뿐만 아니라 과학문화를 널리 퍼뜨리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곳이었고, 그 일환의 하나로 『APCTP 과학커뮤니케이션 스쿨』을 매년 개최해오고 있었습니다. “과학 지식을 기초로 논리적인 글쓰기 및 프레젠테이션에 능숙한 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하는 본 프로그램은 그 취지에 걸맞게 초청강연, 글쓰기 및 프레젠테이션 교육과 대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올해의 주제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었습니다. 종의 기원의 내용은 중·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적이 있어 익숙하지만, 직접 원전을 읽어 본 적은 없어서 이번 기회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른 전공의 학생들과 이 책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서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날, APCTP 본부에 도착해 강연 자료집과 기념품, 그리고 조 편성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박 3일을 함께 할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3인 1조 편성이었는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도록 전공이 서로 다른 세 명을 한 조로 편성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다만 불참석자들은 미리 파악해서 충원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희 팀은 한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을 하지 못하신다고 해서 2인 1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둘이 하다 보니 프레젠테이션 주제를 브레인스토밍 할 때 제시된 주제가 비교적 다양하지 못하기도 했고 각자 해야 할 일도 많아서 힘들기도 했습니다. 3인으로 팀을 이루었다면 프레젠테이션을 좀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이은희 선생님의 <과학커뮤니케이션 총론>과 진화학자 장대익 교수님의 <종의 기원>강연을 들었습니다. 이은희 선생님의 강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 동시에 과학커뮤니케이션을 배우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저희들에게 가장 필요한 내용이기도 한 부분은 과학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인지, 즐거움, 흥미, 의견, 이해)입니다. 전반적으로 이론적인 부분들을 말씀하셔서 수업을 듣는 것처럼 딱딱하게 느껴졌지만, 이 부분만큼은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들을 전해주신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대중이 과학을 어렵게 느끼지 않게 하려면 자꾸 인지를 시켜주어야 하며, 과학을 신기하고 재밌는 것, 나아가 가치가 있는 것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씀에 특히 공감을 했습니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며, 청자의 입장을 고려해 그에 맞게 다가가는 것이 역시 소통의 기본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장대익 교수님은 다윈의 삶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다윈이라는 개인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유익하기는 했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말씀을 하시다보니 강연이 길어지고 다소 지루한 면이 있었습니다. 『종의 기원』에서 얻은 지식과 생각들을 정리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강연을 해주셨다면 프레젠테이션을 기획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둘째 날에는 글쓰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 있을 프레젠테이션 대회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업 내용을 도움 삼아 글을 수정하고 또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사실상 교육은 하루뿐이기 때문에 실전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양질의 내용을 충분히 많이 배우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이번 교육이 더욱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2회에 걸친 글쓰기 첨삭은 글을 개선하는 데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의 전반적인 구성을 명확히 하고, 주제 의식을 강화하고, 부족한 표현을 수정할 수 있도록 첨삭을 꼼꼼히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제 글은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선생님들께서 성의 있게 첨삭을 해주신 덕분에 글쓰기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마감 시간 몇 분 전에 급하게 마무리를 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날은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내용을 구성하고, 보기 좋게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만들고, 발표 대본을 쓰고 연습까지... 할 일이 정말 너무 많았습니다. 저희 팀은 주제를 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주제를 정하고 보니 어느 덧 밤 열시쯤 되었습니다. 그 땐 정말 우리 팀은 발표를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팀원과 함께 밤을 새며 준비를 하니 발표시간 전에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는 할 수 없을 일을 함께 해내는 것을 목격하며 함께 하는 것의 가치를 몸소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셋째 날에는 프레젠테이션 대회와 글쓰기·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시상이 있었습니다. 대회도 대회이지만 『종의 기원』이라는 하나의 책에서 서로 다른 영감을 얻어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는 친구들의 발표를 들어서 좋았습니다. 강연을 들어 새로 알게 된 것보다는 함께한 친구들에게서 더욱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팀이 발표 준비를 잘 해온 것에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참석자 모두가 활동에 열의를 가지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이번 커뮤니케이션 스쿨의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기도 했지만, 좋은 친구들과 함께 『종의 기원』을 읽고 깊은 토론을 할 수 있어서 저에게는 아주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선발되어서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한 기수 당 스무 명 정도 되는 학생들을 선발해 진행을 하다 보니 참여하고 싶었지만 참여를 하지 못한 학생들도 많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올해가 19회 스쿨이라고 하는데, 프로그램들이 좀 더 개선되고 오래 이어져서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 내내 학생들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APCTP 선생님들, 좋은 말씀 해주신 강연자님들, 함께 2박 3일을 함께 했던 친구들, 그 중에서도 특히 함께 날밤을 새며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했었던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그 친구에게 감사를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http://crossroads.apctp.org/myboard/read.php?id=1532&s_para1=174&Board=n9998&admin=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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