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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TP Everywhere] 과학자가 책을 써야 하는 이유, 당신이 과학책을 읽는 이유 / 20.7 크로스로드
김수현 / 카오스재단 팀장
카오스재단 과학책 읽기 캠페인 <읽다, 과학>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함께 그 비를 맞아야 한다
- 김승섭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요즘 코로나19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는 역학자 김승섭 교수의 책을 다시 펼친다.
어떤 과학자들은 김승섭 교수처럼 한편으론 연구에 최선을 다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해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그들의 기록은 책으로 발간되어 대중들에게 알려진다. 갈라파고스섬에서 생태를 연구한 진화학자 다윈이, 화성탐사에 참여한 천문학자 칼세이건이 훌륭한 책도 썼기에 대중들은 그 유산을 통해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에 대해 경이로움을 가질 수 있었다. 카오스재단이 ‘과학자 저자’에 주목하는 이유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의 과학자들은 연구 외에 강연이나 저술 등 외부활동을 하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최근 뛰어난 과학저술가와 강연자들의 활약 덕분에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제는 그러한 편견이 사라졌다. 비록 문학이나 자기계발 등 다른 영역에 비해 미미하나 과학책 시장은 이들 덕분에 꾸준히 성장 중이다. 과학컨텐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카오스재단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과학 강연, 영상, 책 등 과학컨텐츠를 대중에게 전파하는 비영리공익재단이다. 김상욱 교수의 강연 <시간이란 무엇인가>는 반 년만에 80만 이상이 보았으며, 과학과 다른 학문이 결합된 융합적 사고에 도움을 주었다. 안광석 교수의 바이러스긴급특강은 대중인지도가 높지 않은 과학자의 정통 과학강연이지만, 업로드 한 달 만에 72만이 보았으며, 바이러스에 대한 상식(환기의 중요성, 마스크 관리법 등)을 널리 퍼트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것이 과학컨텐츠의 힘이다. 우리는 과학을 전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국 영상과 책이라고 생각하며, 누가 뭐라 해도 여전히 책의 힘을 믿는다. (이번 강연 영상도 곧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김상욱 교수 강연 영상
과학책의 힘을 일찍이 알았던 APCTP(아태이론물리센터)는 지난 15년 동안, 매년 <올해의 과학도서>를 선정하여 김승섭 교수, 김상욱 교수 등의 저서를 비롯하여 좋은 과학도서를 선정하고 있다. 카오스재단은 올해 캠페인 주제를 ‘과학책’으로 정했다. 그리고 APCTP의 <올해의 과학도서> 저자 중에서 14명의 과학자들을 선정하여 <읽다, 과학>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4명은 과학자 출신으로 2019년까지 두 권 이상 책을 낸 저자 중에 선정했다. 다음에 이름이 거론되는 학자들의 이름을 들어봤다면 당신은 과학책 좀 읽는 사람이다.

APCTP 올해의 과학도서
지금까지 이강영, 송기원, 이석영 교수의 온라인 미니강연을 진행하였으며, 김상욱, 우종학, 장대익 교수는 칼럼니스트 김태훈과 함께 하는 북토크를 진행했다. 앞으로 김민형, 김범준, 김승섭, 박형주, 전치형, 정재승, 최재천, 홍성욱 교수를 모시고 이들의 대표저서를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대표저서를 각 50권씩 구매하여 필요로 하는 곳에 기부할 계획이다. (아쉽게도 재단이 미처 파악하지 못해서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데 이 명단에 빠진 이들도 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이에 대해 요즘 세대들은 글보다 영상에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렇다면 영상으로 과학책을 소개한다면? 카오스재단 유튜브 채널 <카오스 사이언스>에선 ‘2020 과학책’이란 코너를 마련해서 과학책을 소개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미니강연과 북토크 외에 과학자들이 자신의 [인생과학책]을 소개하는 영상도 있고, 과학계 베스트셀러지만 실상은 많이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해 [정말 읽었니?] 코너도 마련했다. 영상을 본 후엔 곧장 책을 펼치고 싶어지기를... 우리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자기계발서처럼 내 삶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 데 말이다. 만약 과학이 정 궁금하다면 과학 유튜버들의 채널을 구독하면 되는데 말이다. 당신은 과학책을 왜 읽는가?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과학책을 통해서 우리는 생각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누구나 과학책을 통해 삶의 놀라운 통찰과 위안을 얻은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 순간은 때론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물리학자 김범준 교수는 중학교 때 읽은 <코스모스>를 통해 물리학자나 천문학자 외에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생명과학자 안광석 교수는 <종의 기원>을 통해 한 사람이 모든 학문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음에 감탄했다고 말한다.

김범준 교수가 <인생과학책>을 소개하는 화면(유튜브 <카오스 사이언스>)
최근 유튜브에 좋은 과학영상이 많아졌지만 영상만으로 이러한 ‘경이로움’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우주의 기원에 대해, 양자역학에 대해, 뇌의 구조에 대해 궁금한가? 영상과 함께 책으로 접했을 때 이해력이 향상 되고, 어느 순간 자신의 성장까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과학을 이해하고 난 후의 나는 이전의 나와는 다른 존재다. 세상을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과학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삶에 필수적하며, 살펴볼수록 매력적인 영역이다. 과학책은 우리에게 그러한 과학의 매력을 가장 잘 전달해주는 매개체이다. 코로나19 시대 과학책이 당신 곁에서 당신 삶의 성장과 위안을 담당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카오스재단이 당신이 과학책을 고르는 데 ‘참고문헌’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카오스재단이 선정한 저서] (가나다순, 저자가 추천한 도서) 김민형 교수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상욱 교수, 『김상욱의 양자공부』

김승섭 교수 『우리 몸이 세계라면』

송기원 교수 『송기원의 포스트게놈시대』

박형주 총장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

우종학 교수 『우종학 교수의 블랙홀 강의』

이강영 교수 『불멸의 원자』

이석영 교수 『초신성의 후예』

장대익 교수 『다윈의 식탁』

전치형 교수 『사람의 자리』

정재승 교수 『열두 발자국』

최재천 교수 『어린이 개미이야기(세트)』

홍성욱 교수 『포스트휴먼 오디세이』

출처 http://crossroads.apctp.org/myboard/read.php?Board=n9998&id=1572&s_para1=178&s_para4=0023